전역하고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거였습니다.
임관 전 같이 남미를 다녀온 제 동기들과 전역하고도 또 다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기로 했었죠.
그 출발점은 블라디보스토크입니다.
1박 2일의 짧은 블라디보스톡의 일정을 끝내고 바로 3박4일치 식량을 싼 뒤 올라탄 열차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에서 미리 온라인구매한 표를 매표소에서 교환한 뒤 해당 플랫폼이 열리면 타면 됩니다.
저흰 7번열차를 탔는데 컨디션이 괜찮았습니다. 칸마다 콘센트도 있어서 미리 준비한 멀티탭을 껴서 다 같이 사용하고
침구류나 침대도 상태가 매우 좋았습니다.
3등석을 탔는데 리얼 러시아 바이브입니다. 여름에는 에어컨이 나오는 칸으로 꼭 타세요.
에어컨이 안 나오는 칸은 정말 덥고 러시아 아재들이 다 윗통 벗고 있는데 조금 무섭습니다.
하염없이 밖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깁니다.
러시아 애기들이랑 친해지기도 하고 할머니들이 먹을 것도 챙겨줍니다. 정말 3박 4일동안 좁은 곳에서 씻지도 못하고 사람냄새가 나는 곳에서 지내게 됩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이런 공간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 이런 시간을 내가 언제 다시 보낼까 싶기도 하였습니다.
중간중간 정차역에 내릴때마다 스트레칭을 위해 또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내렸습니다.
언제 출발하냐고요? 차장실 앞에 시간표가 붙어 있으니 참고하면 되고 그것도 보기 싫다면 차장님이 타라고 불러줍니다.
다만 너무 멀리가면 안되겠지요!
내리면 이렇게 할머니들이 음식을 가져와 팔기도 하고 매점도 있습니다.
주로 매점에서는 물이나 음료수 혹은 아이스크림을 사먹기도 하고 할머니들에게는 음식을 삽니다.
전 펠메니 종류와 빵 종류를 샀습니다. 사실 피클을 사고 싶었는데 러시아 피클은 무지무지무지하게 짭니다.
우리나라가 엄청 싱겁게 먹는 수준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함부로 도전하지 못하겠더군요.
식당칸에서는 러시아 맥주인 발티카를 마십니다. 12시까지만 하며 너무 늦게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다른 손님들이 자기 때문에 왔다갔다 민폐가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차 내부에서는 술을 마시는게 금지되어 있으니 식당칸에서 드세요.
(러시아 형들은 코카콜라에 술을 섞어서 시도때도 없이 마시더군요. 저희에게도 콜라를 권하길래 고맙다고 마셨는데 확~ 올라왔지 뭐에요, 차장님에게 안 걸리면 장땡입니다. 다만 걸리면 재수없는 경우 기차에서 내려야 할 수도 있으니 우린 들고 타지 맙시다)
저희의 도착지 이르쿠츠크에 도착하기 한시간 전입니다. 침구류를 모두 정리하고 옷도 갈아입고 첫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마무리를 기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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